오늘 우리도 싯다르타의 뒤를 따라 걸어갈 수 있을까? 그러나 자본주의라는 악몽에 시달리며,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에 길들여진 우리가 과연 싯다르타를 알기나 할까? 아니 알아보려고나 할까?

 아마도 유신말기와 민주화 투쟁의 현장을 살았던 저자는 아마도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1980년 서울역 광장에 모였던 학생들이여, 이제는 모두 50대말 초로에 든 너희 중년들이여.

너희들이 학생때 지녔던 푸르렀던 초심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느냐?

 너희는 변절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너희의 청년의 정신을 배신하였기에, 너희가 변절하여 시회의 기득권에 빨려들어가 한 통속에 되었기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허접해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만들지 않았느냐?

너희는 싯다르타가 왕궁을 떠나며 초개처럼 버렸던 쓰레기들을 다시 주워들고 출세했다고, 잘살았다고, 자위하느냐?

 붓다프로젝트에 나오는 싯다르타의 삶에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러고도 깨달음을 운위하고, 영적인 깨어남을 들먹인다. 이 무슨 허영이며, 사치냐?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지성인들에게 호락호락 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행간에 칼이 숨어있고, 침묵이 깃들어 있다. 아마도 신영복 선생님이 살아계셨다면 서문을 써주셨을 것 같은 책이다.

 백매 피는 섬진강을 보기위해 길 떠나는 친구들에게도, 먼 길 떠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산에도 세상에도 머물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