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교경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많이 읽혀지는 경전은 무엇일까? 단연코 『법구경』은 그 수위를 다툴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자의 자세, 마음가짐들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을 살아가며 지켜야 할 도리와 교훈 등이 쉽게, 짧은 게송(시)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소승불교와 대승불교권 모두에서 사랑받을 뿐 아니라 비 불교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구경』은 게송의 형태에서 오는 압축성 때문에 그 뜻이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들이 다수 있다. 『법구비유경』은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2.
『법구비유경』은 『법구경』을 대본으로 해서 이루어진 경으로, 법구法句의 게송 하나하나가 어떠한 본말本末의 인연에 의해서 설해지게 되었는가를 밝혀주는 여러 비유담譬喩譚이 실려 있는 경전이다.
즉 각각의 게송들이 설해진 배경, 인연 이야기들을 수록하여 그 게송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드러내준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은 보다 쉽게 게송의 의미를 이해하고, 보다 감동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게 되며, 그 여운 또한 길게 남을 것이다.
법구비유경은 4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유담으로 설해진 이야기는 68가지이다. 비록 이 비유담들은 법구의 게송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야기만으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고, 비유문학의 백미로 꼽히며 문학적 가치 또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본서의 특징 중 하나는 각 이야기의 끝에 역자가 임의로 짤막한 글을 첨부한 것이다. 주로 본문의 이해를 돕는 내용이나 본문과 관련지어 역자의 생각을 서술하였는데, 후자의 경우 역자의 생각을 전하는 데 주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인연담의 현재적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에 목적이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인연담의 경우 한문 원문을 수록하지 않았으나, 게송은 한문 원문을 수록한 점이다. 게송은 그 특성상 압축되어 표현되므로 번역에 어려움이 따르고, 따라서 자칫 본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으므로 원문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법구의 게송, 진리의 말씀들이 던져주는 진정한 의미를 보다 쉽게,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