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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돈을 모으고 각종 재산을 소유한다. 또 다른 욕구인 사랑, 인정, 자기실현 등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돈과 재산의 소유는 불가피하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사람들은 돈을 벌고 재산을 축적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어, 삶의 수단인 돈과 재산을 벌고 모으느라 삶의 질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마음공부 내지 수행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먹고사는 문제, 돈과 소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정신 수양에만 매진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재가와 출가를 막론하고 먹고사는 문제, 돈과 소유는 마음공부와 수행을 위하여 해결하여야 할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인간의 원초적인 과제 중 하나인 ‘소유’에 대하여 초기불교(정준영)와 선불교(황금연), 서양철학(이진경)과 경제학(김영식), 그리고 심리학(권석만)에서의 관점들과 연구 결과들을 입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 삶에서 소유가 지니는 올바른 의미를 되짚어보고 현대인들의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2. 서문을 제외하고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붓다의 소유(초기불교에서의 소유문제)”는 석존의 생존 당시와 초기불교에서 소유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를 다룬다. 초기경전에서 ‘소유’가 얼마나 다양한 개념으로 논의되고 있는지를 밝힌 후, 소유를 재가자를 위한 소유와 출가자를 위한 소유로 크게 양분하여 논한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어떤 방식의 소유가 우리에게 정신적 만족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둘째, “선가禪家의 존재와 소유(선불교에서의 소유문제)”에서는 출가 수행자들의 삶에 나타나는 소유와 무소유의 문제를 다룬다. 산중에서 참선 수행하는 경우, 도심에서 포교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를 논하면서 수행자들이 진정 소유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불안한 미래를 떨칠 수 있을 양질의 외호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셋째, “사적 소유의 계보학(서양철학에서의 소유문제)”에서는 사적 소유가 발생하고 발전한 역사적 맥락을 고찰한다. 특히 로크의 소유권개념을 비판하며 사적 소유권개념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를수록 생산이 탈물질화되고 한계비용이 제로화되어 소유권보다는 접근권이, 사유화보다는 공유화가 더 우세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넷째, “부富와 동반성장(경제학에서의 소유문제)”에서는 고전적 자본주의가 대공황을 거치면서 케인즈식 자본주의로 수정되었다는 것, 하지만 다시 198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 체제로 바뀌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논한다. 대안으로는 낙수효과가 아닌 분수효과를 기대하며, 이익공유제를 지향하는 동반성장만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준다.
다섯째, “소유의 심리적 의미(심리학에서의 소유문제)”는 소유와 행복의 관계, 즉 소유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오히려 행복을 방해할 수도 있음을 여러 측면에서 논한다. 소유가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면서 무수한 심리적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소유를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3. 이와 같이 이 책은 소유가 과연 행복의 조건이고 터전인지 아니면 오히려 행복의 장애이고 굴레인지, 그 의미와 역할을 밝혀보고자 각 분야에서 소유의 문제를 입체적이고 심도 있게 조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어떤 방식의 소유가 우리에게 궁극적인 만족과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