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승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고자 마명보살이 저술한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핵심을 기술한 최고의 논서로 알려져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두 거두어 간단한 구성과 간결한 문체로 압축하여 놓았기 때문이다.

『기신론』은 불교의 근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신앙적인 측면까지 실천 수행의 단계를 간단명료하게 설하고 있어서, 예로부터 대승불교 입문서로 칭해지고 있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 『기신론직해』는 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히는 감산대사의 해설로, 논의 핵심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그리고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여기에 역자가 유식에 입각한 상세한 각주를 달아 『기신론』을 좀더 깊고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1.

이 책은 명말明末의 고승으로 선禪과 교敎에 모두 통달한 감산덕청 선사가 주석한 『대승기신론직해』(이하 『직해』)를 번역하고 상세한 각주를 붙인 것이다. 감산은 『대승기신론』뿐만 아니라 『능엄경』, 『금강경』 등의 다양한 대승경론은 물론이고 『노자』나 『장자』 등 중국 고전에 대해서도 탁월한 주석서를 남긴 당대 최고의 고승이었다.

『기신론』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수많은 주석서들이 산출되었는데, 이 『직해』는 그 가운데 비교적 분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논의 핵심을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하게 줄여서 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장이 유려流麗하고 특히 초심자를 위하여 알기 쉽게 문답의 형식을 빌려 자상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공부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

『대승기신론』의 대표적 주석서로는 혜원의 『기신론의소』․원효의 『기신론소』(海東疏)․법장의 『기신론의기』 등이 있다.

원효의 『기신론 소․별기』는 여러 대․소승 경전을 망라하고 『섭대승론』․유식학․인명론 등을 동원하여 상세하게 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가 많아서 초심자가 공부하기에는 버거운 면이 없지 않다. 문체가 호방하고 논증의 사례를 든 경론이 방대하여 내용이 장황하므로, 충분한 사전 공부가 없다면 논서의 큰 줄거리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한편 법장은 『의기』를 저술할 때 원효의 『기신론소』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기』 역시 매우 장황하다. 이에 감산은 해제에서 “후학들을 위하여 법장의 저술을 알기 쉽게 간추려서 본 직해直解를 지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직해』에는 『의기』의 교판 내용과 경론 인용 부분을 축소하고 감산 자신의 해석과 천태사상, 현장의 유식과 선종의 어록까지 추가하여, 결과적으로 이 『직해』는 대승을 배우는 교과서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 역주서는 가능한 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고, 『기신론』과 『직해』의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함께 배치하는 등 전통적 방식을 따라 편집하였다.

또한 역자는 감산의 견해 위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직해』에서 인용하고 있는 경론을 각주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각종 경론을 비롯한 관련 자료들은 물론이고 특히 감산의 뜻에 근접하고자 감산의 다른 글들을 참고하여 주석으로 사용하였다. 아울러 원효의 『소․별기』에 인용된 경론을 찾아서 주석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효의 다양한 저술들을 인용하여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교학적인 측면에서 『기신론』과 『직해』를 잘 이해하려면 유식을 어느 정도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산은 『팔식규구통설』에서 “유식을 밝히지 않으면 교敎의 대강大綱을 통하지 못하게 되니, 이것을 잘 모르면 불법의 정수인 자기 마음이 일어나고 없어짐(心起滅頭數)에 대하여 알지 못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이에 역자는 주에서 미륵보살, 무착, 세친 등 여러 유식논사들과 『유가사지론』, 『해심밀경』, 『유식삼십송』 등 다양한 유식 관련 경론들을 인용하여 제공함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기신론』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3.

『기신론』은 마음의 본질에 대하여 탐구한 책이다. 따라서 한두 번 읽는다고 해서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결국 직간접으로, 앞선 선지식의 바른 지도와 안내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기신론』에 대한 다양한 해설서들이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감산대사의 이 『직해』는 다른 주석서들에 비해 쉽고 간결하며 분량이 적어서, 공부하는 이들의 믿음이 깊어지게 하고 동시에 수행이 향상되는 길로 이끌어줄 것이다.

저자소개

감산덕청(1546~1623)

명나라 4대 고승 중 한 명으로, 감산憨山은 호이고 덕청德清은 법명이다. 안휘성安徽城 금릉金陵에서 태어났으며, 속성은 채씨蔡氏이다. 19세에 남경 보은사報恩寺에서 출가한 이후, 평생 수행과 홍포에 힘썼다. 선과 염불을 함께 닦을 것(禪淨雙修)을 주장했으며, 육조 대사에서 비롯된 조계曹溪의 법맥을 중흥시켰다. 또한 유불도儒佛道 삼교에 능통하여 이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저서로 『수능엄경통의』, 『능가경관기』, 『조론약주』, 『법화경통의』, 『화엄경강요』, 『원각경직해』, 『기신론직해』, 『금강경결의』, 『몽유집』, 『중용직지』, 『노자해』, 『장자내편주』 등이 있다.

윤현로

1975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방과학 분야에 종사했으며, 1991년에 충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에는 연구 개발 업무에 노력한 공로로 보국훈장을 받았으며, 2012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였다.

1991년부터 불교에 심취하여 불교 경전과 원효대사의 저술에 대해 연구, 해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역주한 책으로 『천태소지관』이 있다.

목차

역자의 말·5

일러두기·11

『기신론직해』의 판각에 즈음하여(刻起信論直解題辭)·15

대승기신론직해 권상大乘起信論直解卷上

『대승기신론직해』 해제·19

귀경송歸敬頌·24

제1장 인연분因緣分·36

제2장 입의분立義分·50

제3장 해석분解釋分·59

1. 현시정의顯示正義·60

1) 심진여문心眞如門·69

2) 심생멸문心生滅門 (染淨生滅)·84

① 심생멸·84

② 생멸인연生滅因緣·145

③ 생멸의 모양(生滅相)·186

대승기신론직해 권하大乘起信論直解卷下

3) 염정상자染淨相資·195

4) 삼대三大 중의 체대體大와 상대相大·230

5) 삼대三大 중의 용대用大·240

2. 대치사집對治邪執·268

3. 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283

제4장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324

제5장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382

회향송廻向頌·389

부록/ 화엄종법계연기강요華嚴宗法界緣起綱要·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