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중에서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사슴 떼들이 달리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선두에 있는 몇 마리가 무엇에 놀라 갑자기 달리면 뒤에 있는 사슴들은 무조건 그들을 따라 전속력으로 달립니다.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른 채 질주합니다.
사람들도 태어난 순간부터 남들을 따라 무조건 달립니다. 어릴 때부터 남들이 학교 가서 공부하느라 달리면 따라서 달립니다. 남들이 돈 벌기 위해 달리면 같이 달립니다. 남들이 출세하기 위해 달리면 나도 따라 달립니다. 그것은 마치 장자의 어부편에 나오는 어떤 사람과 같습니다. 자기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기의 ‘발자국’을 극도로 싫어한 한 사람이 계속 따라오는 그림자와 발자국을 피해 죽을 힘을 다해 계속 달리다가 결국 지쳐 죽었다고 합니다. 달리는 것을 멈추고 그늘에 들어가 쉬면 따라올 그림자도 발자국도 없는데 그는 그 쉬운 길을 모르고 계속 달리다가 지쳐 죽은 것입니다.
우리가 무조건 달려가는 길의 끝이 절벽인지 가시밭길인지 모른 채 달리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그와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 길이 행복으로 안내하는 길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쯤 달리던 길을 멈추고 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작은 책은 이미 묘법연화경을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읽고 외우거나 베껴 쓰거나 해설하고 있는 분들과 묘법연화경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하여 묘법연화경의 가르침의 핵심과 경에서 설한 수행법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묘법연화경을 마음으로 믿고 받아들이기만 해도 곧 성불하고 모든 괴로움이 소멸하고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습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삶의 길이 묘법연화경 속에 있습니다. 묘법연화경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되는데 거기에 더하여 읽고 외우고 해설하고 베껴 쓰면 그 공덕은 매우 크며 한걸음 더 나아가서 경에서 설한 대로 마음 닦는 수행을 한다면 그 공덕은 허공처럼 무량무변하며 부처님을 크게 기쁘게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남들 따라 무조건 달리다 지친 분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고 안식처가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