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진주’라 불려온 스리랑카는 인도의 남쪽 인도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마르코 폴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극찬했고, BBC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곳 중 하나로 선정했다지만, 스리랑카를 소개한 책은 국내에 별로 없다.
이 책은 스리랑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불교문화유적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인도의 불탑이 아시아에서 어떻게 전이되었는가를 연구해 온 저자가 4년 전에 펴낸 『인도 불탑의 의미와 형식』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스리랑카의 자연환경과 역사, 불교전래와 남방 상좌부 불교, 이민족의 침입과 민족적 갈등, 다양한 문화와 볼거리, 전통문화유산, 불탑의 형식, 그리고 스리랑카의 주요 도시까지 연구서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으며 깊이까지 갖추었다.
기원전 3세기경에 불교가 도입된 스리랑카는 국민의 대다수가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다. 곳곳에 불교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지만 역사적 시련을 겪었기에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서구열강들이 침탈하면서 스리랑카의 고유한 정체성은 부침을 거듭했고, 오래전부터 있었던 민족 간의 갈등이 현대에 이르러 더욱 심해져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기도 했다. 그리고 스리랑카는 아직도 내전의 아픈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불교미술을 이해하려면 불교사원과 그 안의 중심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불탑을 이해해야 한다. 그간 인도 주변 국가들의 불교미술 연구는 서구의 학자들이 시작하고 주도해 왔다. 물론 근세기에는 일본인들의 업적도 많다. 그럼에도 스리랑카에 관련된 자료나 연구업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까닭에 불교건축의 한 분야, 다소 미시적인 불탑에 대한 관심을 큰 주제인 불교미술 전반으로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저자는 토로한다. 특히 석조로 된 유적은 잘 남아 있으나 벽돌로 조적된 불탑유적들은 대부분 최하부의 모습만을 확인하고 그 위에 새롭게 복원한 것들이 많아 진정성에 있어서 다소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책의 ‘제6장 스리랑카 불탑의 형식’은 문화재연구소 허지혜 씨가 썼다.
저자는 수 년 동안 티베트,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라오스, 인도 등 여러 나라의 불탑을 조사해 왔다. 앞으로 네팔, 미얀마, 태국의 불교유적을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