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공부하는 능엄경(楞嚴經) 이야기
불교경전 [능엄경] 가운데 ‘마음’을 설명하는 부분만을 가려내 쉽게 풀이한 책이다. 불경(佛經)이 많지만 ‘마음’만을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은 [능엄경]이 으뜸이다. 그런데 [능엄경]은 불교의 철리(哲理)와 수행(修行)을 전반적으로 요약(要約)한 것이므로 그 내용이 방대하고 부피가 클 뿐만 아니라 내용도 너무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경을 공부하는 사람도 몇 장 넘기지 못하고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은 경전 원문을 싣고 해석과 더불어 [강의] 형식으로 쉽게 설명을 달아 누구나 쉽게 [능엄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마음’은 도대체 무엇인가?
깨달음을 강조하는 불교에서는 그 교리의 핵심을 흔히 ‘일체유심조(一切惟心造)’라고 표현한다. 이른바 우주(宇宙)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내 ‘마음’이 만든 것이라는 뜻인데, 과연 그 ‘마음’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가? 아직도 현대를 풍미하고 있는 불교는 ‘마음’을 찾는 선(禪)불교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승려뿐 아니라 세상생활을 꾸려나가는 거사(居士)들도 ‘마음’을 체득(體得)한 이가 아주 많았다. 남자뿐 아니고 여자도 마음을 체득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들은 대체로〈능엄경〉을 교과서로 삼아 마음을 공부하였다고 전해온다. 고려(高麗)시대에는 정몽주(鄭夢周) 선생을 위시하여〈능엄경〉을 공부한 선배들이 많았었고, 조선(朝鮮)시대에 한글로 역경(譯經)작업을 할 적에도 경(經) 중에서〈능엄경〉을 제일 먼저 출간한 것을 보아도 이 경(經)의 중요성은 알 만하다.
▶‘마음’을 직지(直指)한 선사(禪師)들의 귀중한 글 함께 실어
일찍이 인도의 달마대사가 중국에 가서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을 주창하면서 중국 남북조시대에 ‘마음’은 불교의 핵심적인 진리로 재차 부각되었다. 달마대사가 혜가(慧可)에게 심법(心法)을 전한 이후, ‘마음’을 체득한 수많은 사람들이 선종(禪宗)이라는 이름으로 동아시아의 불교를 주도해왔다. 이 선종에는 ‘마음’을 직지(直指)한 선사(禪師)들의 귀중한 글이 많이 전해오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능엄경]을 근본으로 하되, 중국 선사들의 글 중에서 마음을 잘 설명한 것을 가려내서 같이 실었다. 중국 당(唐) 규봉(圭峰)스님의 [법집별행록](法集別行錄), 송(宋) 연수(延壽)대사의 [주심부](註心賦), 원(元) 중봉(中峰)대사의 [능엄징심변견혹문](楞嚴徵心辯見或問) 등이 그것이다.
▶ 주역의 대가 황정원 교수
지난해 부산해양대학교를 정년퇴임한 저자 황정원 교수는 주역의 대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평생 마음 다스리는 일에 관심이 많아 계속해온 공부의 결과를 법보시 차원에서 책으로 펴내면서 다음과 같이 출간의 말을 하고 있다.
“평생에 마음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정년(停年)을 맞이하여 40여 년간 ‘마음’을 공부한 결과를 이 한 권의 책을 통하여 세상에 내보이는 짓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 아니면 공연히 헛수고만 한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 글을 읽을 독자들에게 달린 일이지만, ‘평소 마음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용기를 내어서 출판에 부치기로 했다. 마음을 이미 체득한 선배(先輩)들의 질정(叱正)을 기대하면서 머리말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