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눈으로,
한국인의 감성으로, 그리스문명을 이해하자!!
이 책은 고대 그리스문명의 총체적인 모습을 우리에게 편안하게 이해하게 해줍니다. 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김승중 교수는 그리스미술 고고학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학자입니다. 직접 그리스 현지 유적 발굴 작업도 부단히 수행하고 있고, 특히 도기화(vase painting)의 연구에 있어 세계적인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 책에서 매 주제마다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설명해 들어가는 저자의 섬세한 접근은 마주 대하고 있는 오래된 그리스인들의 예술품에 생명의 혼을 불어넣어줍니다. 그녀의 언어로 인해 고대 그리스의 온갖 이미지들이 살아있는 그때 당시의 온전한 자태를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처음 저자는 그리스의 문화 속에서 신화와 역사를 대하는 그리스 인들의 독특한 태도와 신화와 역사, 그 상호관계를 분석합니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고, 역사는 인간의 역사입니다. 여기 첫 장부터 우리는 민주주의를 포함하여 그리스를 바라보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자의 중요한 포인트인 그리스의 시간관을 설명합니다. 어느 상황 속에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여 영원 속에 고정시키려는 그리스 인들은 시간개념의 새로운 혁명적 발상을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예술, 특히 그리스 조각에 숨 막히는 긴장감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한 단위로 규칙적으로 흘러가는 상투적인 시간인 흐로노스(chronos)가 아닌, 결정적 순간을 특화해내는 카이로스(kairos)로서의 시간관념은 그리스 문명의 가장 빛나는 성과입니다.
저자 김승중 교수가 토론토대학 학생들을 인솔하여 도시국가 테베의 영역을 발굴합니다. 디오니소스의 고향 테베에서 디오니소스를 위시한 그리스 문화의 숱한 영웅들을 불러내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또한 저자는 BC 514년 독재자를 암살하는 격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이 거사의 영웅 티라니사이드(폭군 살해자)의 조각상 앞에서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제도의 탄생과 그 진행과정, 그 민주주의의 허와 실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당대 그리스 여성들의 삶과 로망, 그 비전을 은밀히 들여다봅니다.
또 밤새 술 퍼마시며 이야기하는 놀이인 심포지온에 대하여, 올림픽 경기에 대하여, 호메로스의 서사시나 여타 그리스 신화구조에 나타나는 전쟁의 양태와 그 패러독스에 대하여, 희극과 비극인 고대 그리스 드라마에 대하여 찬찬히 살펴봅니다. 이 모두 비주얼한 예술작품들을 눈앞에 보면서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리스 문명의 최절정 페리클레스 시대와 그 시대의 금자탑 파르테논신전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서양문명의 뿌리, 그리스문명!
지금 우리에게 그리스문명이란 무엇인가?
서양을 지배하는 문화의 원형과 지금 서양인 정서의 시작을 서양문화사에서 그레코-로망이라 부릅니다. 여기에 그다음 기독교문화가 결합되어 서양문명이 완성되었습니다. 로마문명은 헬레니즘의 로마화를 통하여 많은 변용을 이루기도 하였습니다만, 주된 로마문명의 축은 그리스문명의 카피이거나 모방이었습니다. 결국 서양의 저변에 흐르는 본바탕은 그리스문명과 기독교문화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서양을 제대로 알기위해서, 그리고 서양이 주도한 19, 20세기의 현대문명을 제대로 알기위하여 그리스문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그리스문명은 우리와도 떨어질 수 없습니다. 직접참여 민주주의와 마라톤을 대표로 하는 올림픽경기는 그리스 문명에 직접적 연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뮈토스(신화)와 로고스(이성)가 혼융된 문화입니다. 신화에 기반한 서사시, 비극 등의 문학과 이성 중심의 학문인 철학, 수학, 물리학 등의 발상지가 그리스입니다. 아테네 아고라의 직접민주주의가 지금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촛불의 함성으로 매주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정신은 이미 우리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스문명은 일정정도 이미 우리문명의 기저가 되어있습니다.
그리스문명 연구의 전위에 서있는 한국인 학자, 김승중 교수!!
여기 캐나다의 토론토대학 고미술학과에 한국인 김승중 교수가 있습니다.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학자였던 그가 희랍어로 그리스 고전을 읽으면서 서양의 고미술사를 다시 공부하였습니다. 그리스지역의 유물 유적 발굴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하늘의 우주를 탐색하더니 이제는 먼 그리스의 이방에서 땅속을 파헤치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눈으로 그리스예술을 연구하고, 한국인의 감성으로 그리스문명을 설명합니다. 그리스문명은 그 전모가 다 밝혀진 것도 아닙니다.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김 교수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그리스문명을 신기하고, 충격적으로 느꼈기에 오히려 그 다른 관점을 연구의 동력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설명은 참신한 컨셉이 돋보이고, 설득력이 우리의 무릎을 치게 됩니다. 그녀를 통해 그리스문명이 통째로 우리에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희랍을 말하고 오늘을 말한다”라는 한 편의 글이 들어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그리스 미술사를 시대별로 정리합니다. 또 아버지로서 저자 김승중 교수를 독자에게 소개합니다. 그의 글속에 세계적인 인문학자로 성장한 저자에 대한 감개무량함을 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