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말이다. 스무 분의 제자는 청화 큰스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화양연화’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 여러분도 조금이나마 그 기분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 7p <프롤로그> 중에서
큰스님은 하루 한 끼의 공양(一種食)과 청빈과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일생을 두고 실천하셨습니다. 스스로에게 혹독하리만큼 철저했던 큰스님은 사상적으로는 원효 성사에 닿아 있습니다. 큰스님의 사상은 원효 성사의 화쟁 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통불교(統佛敎)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불법은 대해’라는 말의 온전한 실현이었습니다.
- 019p <무주당(無住堂) 청화(淸華) 대종사(大宗師) 행장(行狀)> 중에서
일생을 청정한 계행과 철저한 두타행으로 수행정진 해오신 큰스님은 입적하시는 순간까지도 수행자셨습니다. 죽음마저도 어쩌지 못하는 큰스님은 스스로에게 초연하셨고, 후학과 재가자에게 온유하셨습니다. 생사에 이미 자유로운 큰스님께 죽음은 내일 아침이라는 다른 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나, 내일 갈라네. 다비 그런 것 하지 마소. 그냥그냥 흐르는 강물에 훠이훠이 뿌려버리소.”
- 024p <무주당(無住堂) 청화(淸華) 대종사(大宗師) 행장(行狀)> 중에서
그때 큰스님께 인사를 드리는데 첫 느낌이 ‘정말 수행자답다’였어요. 느낌 자체가 ‘신선’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저는 출가 이후 수많은 선지식을 모시고 살았잖아요. 그 어른들에게서 느껴졌던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의 ‘신선’입니다. 말씀을 많이 나누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씀 자체가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말씀을 하시기 전에 이미 저한테 많은 말씀을 하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처음 뵈었는데도 오래전부터 아주 잘 아는 어른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050p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 스님> 중에서
결론적으로 다겁생 동안 과연 이런 분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청화 큰스님은 성자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입니다. 큰스님은 모든 사람에게 인자하고 자애롭고 한없이 편안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또 항상 하심으로 대중을 맞이하셨습니다. 수행 정진을 할 때도 스스로 철저하게 공부하셨습니다. 또 남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으셨고, 승복을 다릴 때도 주름하나 없을 정도로 직접 다리셨습니다. 이렇게 당신 스스로에게는 철저하셨지만 상좌나 신도에게는 편안하고 자애로우셨습니다.
- 213p <무안 혜운사 주지 혜용 스님> 중에서
“큰스님께서는 스스로에게 엄격하시고 재가 제자에게는 부드럽고 관용이 많은 스승이셨습니다. 용맹정진 때는 사부대중과 함께 참선을 하셨어요. 그리고 금타 대화상님의 선풍을 부연선양해서 현금에 맞는 자타력 겸비의 실상염불선 수행법을 제창하셨습니다. 초과학적이기도 한 불교를 과학과 대비하여 현대 지성인에게 맞게 설법을 하셨습니다. 40여 년 이상 장좌불와와 일종식으로 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수행의 귀감이 되셨어요. 큰스님의 모든 점을 닮고 싶습니다. 겸손과 자비, 엄정한 위의, 지계와 상시 수행 등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 301p <배광식 서울대 명예교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