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년 전 붓다가 일반신도들에게 가르쳤던 진실은?
붓다는 출가제자들이 가장 높은 경지까지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끄는 한편 재가자(일반신도)들에게 부귀영화와 지혜,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다. 하지만 재가자들에게 준 가르침은 시간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2,6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재가자를 위한 가르침은 본 모습을 잃어버렸고, 후대 사람들이 자의적으로 인용함으로써 의미가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자세하고도 명확한 해석을 통해 그 본 모습을 되찾아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8쪽)
불교란 오직 덧없음과 괴로움, 그리고 쾌락의 절제만을 중시하는 종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일상의 행복이나 성공은 아무런 가치도 없으므로 속세의 쾌락을 끊어 버리고 오직 영적인 행복만을 추구하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 경전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이것이 모두 오해라는 증거들이 밝혀지고 있다. 붓다는 행복의 소중함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또 존중했다. 그는 재산을 모으도록 장려했을 뿐 아니라 저축, 투자 등 재산 관리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21쪽)
속세의 삶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오해
≪숫타 피타카(Sutta Pitaka)≫에 수록된 설법의 80퍼센트 이상이 사원에서 생활하던 출가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제자들은 자신들에게 유용한 내용을 기록하여 보존하는 데에는 열심이었지만, 중생을 위한 가르침에는 관심이 없었다. (31쪽)
또 재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붓다의 설법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느껴지게 된 데에는 그 분류 방법도 한몫을 했다. (…) 이러한 분류는 내용이 아닌 외형적인 특징만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신도를 위한 붓다의 가르침은 한데 모이지 못하고 ≪숫타 피타카≫ 전체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속세의 삶과 관련된 내용은 비슷한 내용의 경에서 떨어져 나와 출가제자를 위한 수백 구의 경 사이사이에 배치되었다. 이런 배열 역시 속세의 삶에 대한 가르침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모순적인 내용이라는 인상을 주는 원인이 되었다. (32~33쪽)
중생들은 부귀해질 자유가 있다
우선, 붓다는 성공을 향한 신도들의 노력을 제한하기보다는 성공을 위해 노력하도록 격려했다. (…) 붓다는 모을 수 있는 한 많은 재물을 모으라고 가르쳤다. 부유한 신도들에게 재화를 그만 모으라든가, 너무 많이 모았다고 비난한 게 아니라 보다 물질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제대로 계획하고 관리하며 더욱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39쪽)
붓다는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충고했다. 방어하지 않으면 재산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붓다가 사용한 arakkha sampada라는 구절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커다란 성취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재산의 보호와 그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74쪽)
알맞은 때를 기다려 말하라
‘시의적절성’은 붓다의 가르침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붓다는 자기 자신을 가리켜
“알맞은 때에 말하는 자”라 칭하며, 남과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말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그렇다면 이 ‘말하기에 알맞은 때’란 언제일까? 우선 상대방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때를 들 수 있다. (136쪽)
몸의 평안 역시 의사소통의 ‘알맞은 때’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 ‘알맞은 때’란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137~138쪽)
민감한 주제를 놓고 논쟁하지 말라
민감한 주제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견해나 믿음 같은 추상적인 개념 등을 의미한다. 붓다는 이런 문제를 놓고 논쟁을 해봤자 충돌을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 다른 사람이 민감한 주제를 화제에 올리면 붓다는 논쟁을 하기보다 침묵을 지키곤 했다. 붓다는 침묵에 대해 설명하길, 말이 초래할 수 있는 나쁜 결과보다 낫다고 했다. (146~147쪽)
평화로운 결별을 선택해야 하는 때도 있다.
모든 방법을 다 써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없는 사람은 말하지도, 가르치지도, 훈계하지도 않음으로써 인연을 끊겠다고 말했다. 즉 미움이나 복수심을 가지느니 인연을 끊고 잊어버리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말이다.
이는 설령 자신을 괴롭히고 아프게 한 사람일지라도 그에게 미움과 복수심을 가지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붓다는 남이 나에게 잘못한 일에 집착하는 한 마음의 평화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154쪽)